8.31
이야기의 시작은 티룸이다. 먼저 에셋을 사자.

문제는 그 다음이다. 주전자와 찻잔은 캐릭터가 이리저리 들고 다닌다. 그런데 이를 스케치업에서 처리하는 게 꽤 번거롭다. 툴이 익숙하지도 않은데다가, 렌더랄 게 없어서 뷰포트가 정말 안예쁘다. 부족한 퀄리티를 디테일로 커버하는 느낌이다. 그런데 이를 블렌더로 가져와서 뚝딱뚝딱 정리를 하면

스타일이 영 안맞는다… 배경은 배경이니 그냥 대충 넘어갈 것인가? 아니면 배경을 통째로 가져와서 블렌더화 시킬 것인가?
…를 고민해봤자 사실 답이 나오지 않는다. 블렌더로 가져올 수 있는 건 모델링 뿐이라고 보면 된다. 정리에 시간이 너무 오래걸린다. 그냥 캐릭터가 사용할 몇몇 물건만 가져오고, 나머지는 그냥 스케치업을 쓰자.

엑스트라를 설정하자, 벨의 언니, 왕궁의 시녀, 바니 벨
중요한 행사를 앞두고 있다는 설정이므로 벨의 언니 또한 티아라를 쓰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걸 제작하기가 심히 귀찮다. 그냥 자매 세트라고 하자.
9.1

러프는 간략-인체-복식의 3단계로 이루어진다. 간략 단계는 이야기의 흐름을 보기 위한 간략한 용도로, 동그라미는 얼굴이요, 네모는 몸이다. 하는 수준. 인체는 옷을 입히지 않은 동세. 복식은 최종 단계다. 아무래도 가장 힘든 건 인체다.
9.3

실제로 스케치업 샷을 배치해 써보려니 라이팅이 너무 구리다. 후보정을 AI에게 맡기니 그림을 제 멋대로 바꿔놓고… 아무래도 필요한 부분은 플렌더로 가져오는 편이 좋겠다.

기본 라이팅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진다. 하지만 역시 이를 그대로 사용하진 못한다. 셰이더를 맞춰주어야 하는데, 이게 또 한세월이라 스케치업 데이터를 그대로 써보려고 했던 것이다. 자동화가 필요하다.

GPT가 짜준 걸…. 도무지 그대로 쓸 수 없어서 정리. 코드가 한 1/3정도는 줄어든다. 상용툴을 만든다면 도움이 되겠지만…

이제 잘 어울리지 않을까

씬을 마음대로 제어할 수 있다는 건 정말 멋진 일이다. AI가 없던 시절에 당연했던 것들이, 한눈을 팔고 나서야 소중하게 느껴지게 됐다.
9.4

다시 돌아온 몽타주의 시간. 곱슬머리와 프릴치마는 그리기가 어렵기 때문에 이것들을 모두 몽타주로 할 예정이다.

머리카락, 프릴을 붙여넣기 하니 의외로 그릴 게 없어져서 언니가 더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 기현상이 생겼다. 차후 프로세스에도 몽타주를 적극 사용한다면 작업 시간을 좀 단축할 수 있지 않을까
9.6
몽타주도 많아지니, 인물이 여러명 등장할 때 레이어 분류에 시간을 꽤 먹는다. 그건 그렇고 아무리 재활용 컷이 없다지만 진도가 꽤 안나간다. 일주일 넘기겠는데..!

9.7

작붕이 잦아지고 있다! 작화에 좀 더 신경쓸 것

지금까지의 작업은 인물+배경이었다. 그런데 의자에 인물이 앉아있다면, 의자는 인물인가? 배경인가? 지금까진 이걸 인물로 처리해왔는데, 테이블처럼 덩어리가 커지면 이 구분이 조금 애매해진다. 인물과 구분된다는 점에서 배경에 가깝지만, 배경치고는 캐릭터에 꽤나 가려지는 것이다. 때문에 한 가지 구분이 더 필요해진다. 이른바 ‘준배경’이다. 벨의 작업이 오래걸리는 이유는 인물이 많기보다 배경에 예외가 많기 때문이었다. 다음 번엔 좀 더 확실한 규칙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어쨌거나, 결국, 끝난다. 엔딩은 좀 수월하기를
9.8

아휴.. 안수월할 것 같다. 8페이지
9.10

AI로 밑색이라도 깔아보려고 최근 유명하다는 아스트라를 고용해봤는데, 테스트 삼아 저 3을 쓰는데 토큰의 1/4이 날아갔다. 3만원짜리 플랜으로는 어림없나? MCP가 없는 ComputerUse로는 도무지 각이 안나온다.
9.11

벨이 절규하는 장면은 요근래 그린 컷 중 가장 어려운 장면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마음에 들지 않아 결국 인체 인형을 사용

인체의 도형화를 사용하면 인체인형이 없어도 대부분의 포즈를 그릴 수 있다.하지만 이번의 경우, 왜 그렇게 그리기가 어려웠을까? 문제는 도형화가 아니라 포즈의 이해에 있었다. 허리를 일자로 편 상태로 절규하는 사람은 없다. 머리를 쥐어뜯으며 절규를 해야 할 상황이라면 좀 더 허리를 뒤로 꺾어야 했다.

그러고보니 이전 그림은 목을 고려하지 않았다. 목도 관절의 일부이다. 움직인다…지금까지 난 그림을 그릴 때 목을 별로 움직이지 않았는데, 이것이 원인이었다. 그림을 많이 그리면… 어쨌거나 실력이 는다. 확실하게 는다. 역시 그림 실력이 잘 늘지 않는다면 진지하게 원고를 해보면 될 일이다.

다시 돌아온 오려붙이기 시간. 벨의 레이피어가 그리기 어려운 요소라 짤라 붙이기에 좋은 요소인데, 만화엔 레이피어가 한 컷도 안나온다…아쉽

자, 웃어요~ 모든 캐릭터 중 유일하게, 벨의 엔딩은 리그레이가 아니라 도레미와 함께다.
9.13

클튜의 손떨림보정 덕에 요샌 선따기가 매우 재밌는 작업이 됐다. 펜의 속성 중 손떨림 보정 수치를 높여주면 선이 거북이처럼 느리게 따라오는데, 역설적이게도 총 작업시간은 거의 차이가 나질 않는다. 오히려 더 빠를 때도 있다.
9.14

엔딩 작업도 끝나간다. 좀 쉬엄쉬엄하니 일주일을 꼬박 채우는구나.

엔딩 총 54컷 완료!
9.17

기록이 뜸해서 그렇지 진행은 하고 있다. 콘티-인체러프까지 끝나고 디테일러프 작업중.
그림을 한 붓에 그리면 좋겠지만 아직 그게 안된다. 그래도 개발할 때 나름 손이 빠르다는 이야기를 듣는 편인데, 웹툰판에 견주니 명함도 못내미는 수준이다.
9.18

의자에 앉아있는 씬은 에셋을 먼저 붙이는 게 작업이 훨씬 편하다는 교훈을 얻었다.
9.19

채색을 할 땐 색깔 하나를 두고 모든 컷을 돌며 해당 부위를 칠하는데, 이런 점에서 벨과 언니는 자매라서 편한 점이 있다. 머리카락, 눈동자의 색이 같아서 색상을 여러번 바꾸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이게 은근 편하다.
9.20

벡터레이어는 쓰면 쓸 수록 좋다는 생각이 든다. 래스터 레이어는 이미지에 변형을 주면 한 번 할 때마다 이미지가 조금씩 뭉개지는데, 벡터선은 이런 열화현상이 없다. 이미지를 아무리 확대해도 선이 깨지지 않기 때문에 기존의 컷을 확대해도 부담이 적다. 웹툰 이미지의 대부분이 선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그야말로 웹툰에 최적화된 기능이 아닐까 싶다.

꽤나 의외인 부분. GPT는 문을 정말 못그린다.

와. 최고 기록 65컷! 하지만 재활용의 힘으로 극복!
추석을 쇠고… 그레텔 작업을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