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네트의 애니메이션 #1

5.2

본격적인 애니메이션을 작업하기 전에 충돌메쉬를 만들자. 충돌 메쉬는 치마처럼 이중 레이어의 구조를 가진 캐릭터들을 작업할 때, 본을 다리밖으로 빼내거나 붙이기 위해 지침이 되는 메쉬이다. 이는 게임엔진으로 익스포트되지는 않고, 작업할 때만 사용된다.

블렌더를 처음 배울 때 혼란스러운 것이 바로 아웃라이너 오른쪽의 아이콘들이다. 화살표는 선택가능 여부, 맨 끝의 카메라는 렌더링 여부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눈과 모니터의 차이가 뭘까? 둘 다 오브젝트를 숨기거나 보여주는 기능이다. 하지만 모니터를 꺼둘 경우 alt+h(숨긴 메쉬 보이기)로 보여지지 않는다. 충돌메쉬처럼 영원히 안보이고 싶은 메쉬에 설정해주면 좋다.

대기자세에서 얼굴이 잘 보이도록 하고 싶었기 때문에 머리를 땋은 방향을 반대로 변경했다. 달래도 마찬가지 이유로 머리를 내린 방향이 원화와 반대로 되어 있다.

이를 위해선 본의 위치를 반전시켜야 한다. 그렇다면 필요한 본을 분리한 후 스케일을 -1시켜야 하는데 이 때 주의해야 할 것들이 불필요한 드라이버의 삭제이다.

이 드라이버들은 분리되어 나온 모체에서 사용하는 것들이다. 이 상태로 아마추어를 합칠 경우, 드라이버가 중복설정이 된다. 2배 중복 정도로는 성능에 크게 영향을 끼치지 않지만 이러한 작업이 잦아질 경우 작업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느려지기 때문에 분리한 아마추어에선 반드시 미사용 드라이버를 지워주는 편이 좋다.

아마추어는 사실 첫 설정에서 아무 것도 건드리지 않는 편이 이상적이다. 그러고 보니 이전 프로세스를 진행할 때에도 비네트 작업을 할 때만 말이 참 많았던 것 같기도 하다.

비네트의 대기 자세. 비네트는 사실 싸움을 못한다. 그러나 극단의 운빨로 상대를 무력화시키는 컨셉을 갖고 있다. 그녀의 의지와 상관없이 그녀의 움직임에 따라 상대는 데미지를 입는 식이다. 때문에 대기자세도 전투적이면 안된다.

5.3

비네트의 앞걷기는 경쾌하고 발랄한 느낌을 주기 위해 꼬마 아이들처럼 걷도록 만들었다. 그런데 이것이 난이도가 꽤 높아서 하루 종일 걸렸다. 보기엔 참 쉬워 보이는데 말이다. 더구나 동작이 살짝 느린 것 같아서 게임에 어울릴지 모르겠다… 잘 어울렸으면 좋겠다.

5.4

우산이 셰이프키 형태의 애니메이션으로 교체되며 생긴 영향. 메쉬가 엄청 많아졌다…

최적화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긴 하지만, 메쉬가 많아지는 것이 싫어서 스킨메쉬를 하나로 통일한 것인데, 셰이프키가 붙어있을 땐 메쉬 수정에 제약이 꽤 많다. 이 때문에 우산을 별도의 메쉬로 분리하는 것은 맞다. 그러나 이로 인해 아웃라인과 그림자 메쉬도 별도로 써야 한다. 관리가 조금 귀찮아지고 Shadow메쉬에 들어가는 Decimate도 수동으로 해 주어야 한다. 할 일이 좀 있지만 1회성이라 다행이다.

이제 유니티로 넘기고…

머티리얼을 연결하고…

데이터를 등록하고…

오랫만에 캐릭터가 엔진에서 돌아가기 시작한다.

이번엔 다이나믹 본에 꽤 공을 들였다고 생각했는데, 치마가 생각보다 많이 깨진다. 이는 나중에 세컨더리 본을 처리할 때 한 번에 처리할 것이다. 게임 개발은 예전에 비해 많이 자동화가 됐지만, 작던 크던 마무리는 결국 사람 손을 거쳐야 한다. 이 사실만은 영원히 변하지 않을 것 같다.

근접 우산 공격. 본인만 신나서 민폐를 끼치는 타입.

5.7

앉아서 강펀치. 본래 비네트는 모든 공격을 우연에 의한 민폐 컨셉으로 계획을 했었다. 때문에 모든 공격은 비공격적으로 제작하고 싶었으나, 이것은 한계가 명확했다. 장우산은 실생활에선 다양하게 민폐를 주긴 하지만, 이를 20프레임 남짓되는 짧은 공격모션에 녹여내기가 쉽지 않다. 이틀간 쉬면서 이 모션에 대해 고민했으나 도무지 떠오르지 않아 이는 일반적인 공격모션으로 대체되었다. 기억에 남는 몇몇 장면만으로는 캐릭터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창작의 고통이란, 이렇게 비어있는 부분을 뭘로 채울지 고민하는 과정이리라.

하지만 여전히 수정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공격 작업이 끝날 때까지 꾸준히 고민을 해보자. 뮤즈의 선물은 불현듯 찾아오는 법이니까.

근접 킥은 발을 헛디뎌서 박치기라는 컨셉이었는데, 게임하기엔 좀 답답한 감이 있다.

뮤지컬 배우같은 컨셉으로 발박수를 넣었는데, 이건 생각보다 너무 안어울린다. 폐기.

오히려 이건 괜찮아 보인다. 역시 게임에 넣어보기 전까진 알 수가 없다.

공격 타이밍은 둘째 치고, 전반적으로 ‘독특한’모션이 게임과 지나치게 안어울리는 감이 있다. 몇몇개는 그냥 공격적인 모션으로 변경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5.8

모든 공격 애니메이션을 일단락. 제작하는 나도 혼란스러운 캐릭터다.

비네트의 애니메이션 #1”의 25개의 생각

  1. 나는 게임 중에 조작 자습서를 추가할 수 있으면 좋겠다. 나는 지금 심지어 캐릭터마다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모른다

    1. 최종버전에는 당연히 추가되어야 합니다. 지금은 아직 개발버전이라 부족한 것이 많죠

  2. Vignette looks so adorable! Her design and fighting style absolutely fit her personality, can’t wait to see what clumsy ways she will be attacking others with. Maybe in one of the throws she might hand them her umbrella as a kind gesture, but it ends up shutting on them by accident and squeezing the opponent inside hehe~

    1. 하하. 고마워요. 재밌는 아이디어네요! 구현문제 때문에 직접적인 적용은 어렵겠지만 이런 의견들은 제게 많은 영감을 줘요

  3. 그러니까 그녀가 어설픈 사고로 공격한다는 거야? 정말 재밌는 아이디어네요!

    이전 댓글의 캐치 아이디어 정말 귀엽네요. 혹시 제안해 주실 수 있다면, 바람이 사고를 일으킬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강한 바람이 적을 그녀 쪽으로 밀어낼 수도 있고, 실수로 적을 껴안으면 우산이 펼쳐지면서 바람에 날아가서 둘 다 날아가고, 그녀가 적 위로 우스꽝스럽게 떨어지는 거죠.

    …혹은 그것이 너무 과하다면, 그녀가 실수로 적을 쓰러뜨리고 손으로 들어올리려다가 실수로 적 위에 착지하여 적을 당황스러운 위치에 놓이게 하는 우스꽝스러운 잡기 기술을 상상해 볼 수도 있습니다.

      1. 고려해 주셔서 정말 기쁩니다! 지금까지 정말 귀여워요. 처음에는 디자인 자체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애니메이션과 비네트 아이디어가 정말 마음에 들어요!

        도레미와 오로라가 잡기 공격을 할 때처럼, 비네트가 적에게 착지하거나 적을 껴안는 방식에 따라 하트 애니메이션을 추가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그 작은 디테일이 정말 귀여워요!

      2. 덕분에 모든 공격의 구상이 꽤 어렵습니다. 평범하지 않은 캐릭터니까요. 하트 아이디어 참고할께요. 고마워요

  4. 혹시 특수자세 캐릭터도 만들 생각이 있으신가요? 우산 펼친 버전과 접은 버전이 따로 있으면 재밌을 것 같은데요. ㅎㅎ

  5. (이전 메시지에 오류가 있었습니다. 죄송합니다. 무시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다시 댓글을 달아서 죄송하지만 최근 업데이트에서 “공격적이지 않은” 공격 애니메이션의 난이도에 대해 언급하신 걸 봤습니다.

    지금까지 보여준 비네트(Vignette)의 애니메이션들은 꽤 좋고 정말 귀여워요! 하품을 하며 팔을 쭉 뻗고, 적들에게 공손하게 손을 흔들고, 우산을 실수로 떨어뜨리고 줍는 동안 엉덩이로 적을 치고, 단순히 귀여운 포즈를 취하는 것까지, 이런 동작들은 공격으로 잘 어울릴 것 같아요. 공격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공격하는 캐릭터들을 전에 본 적이 있고, 이 컨셉을 최대한 유지하려는 결정이 정말 재미있다고 생각해요. 지금까지 좋은 작업이에요!

    1. 네. 가급적이면 저도 그런 우연에 기대는 캐릭터를 만들고 싶어요. 작업을 하며 좋은 생각이 떠오른다면 언제든 기존의 ‘공격적인’ 애니메이션들을 바꿀 수도 있겠죠. 하지만 이를 위해 너무 깊게 생각하고 싶지는 않아요. 영감은 자연스레 떠올라야 좋은 작업으로 이어지거든요.

      1. 진정한 예술가라면 이렇게 생각해야죠!

        계속 좋은 작품 보여주세요!

  6. 앉아 강펀치의 경우,
    발밑에서 개구리(혹은 무언가)가 갑자기 튀어나오고,
    거기에 놀라 크게 허우적거리며 휘두르는 우산에 맞는 컨셉은 어떻습니까?
    (내 안의 김영감이 그렇게 속삭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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