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 풀린 근황

10월이 되자마자 제주도로 가족여행을 다녀왔었습니다. 전 여행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데, 이런 행사는 주기적으로 찾아옵니다. 원활한 사회 생활을 위해선 어쩔 수 없지요. 해가 되면 찾아오는 태풍처럼, 자연 재해같은 걸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애월의 하늘은 참 예뻤습니다.

그래서 요며칠간 작업을 못하고, 돌아와서도 뭔가 나사가 풀려 며칠은 그냥 놀았습니다. 창작보다 더 재미있는 일은 찾기 힘들지만, 긴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결국은 인내로 버텨야 합니다. 제가 인내가 그리 좋은 편은 아닌데 지금까지 용케도 버텼습니다.

여행에 앞서 최근에 일신 상에 변화가 있을 예정이라 마음이 싱숭생숭했습니다. 지금까지는 백수였는데, 다음 주부터 다시 회사원이 됩니다. 출근하게 되면 아무래도 배틀퀸의 개발 시간이 많이 줄어들게 되어서, 최근의 고민이라면 배틀 퀸의 개발 시간 확보였습니다. 돌이켜보니 백수 시절에도 시간 확보는 늘 고민이었던 것 같습니다만, 여하튼 이제 기존의 속도로 개발을 하기는 어렵겠네요.

1년만에 회사로 돌아갑니다. 새로운 회사에선 (또!) 언리얼을 씁니다. 유니티였다면 좋았을텐데… 하지만 세상 만사가 내 뜻대로 되지는 않지요. 만사가 아니라 사실 내 뜻대로 되는 일은 매우 적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1년간은 참 원없이 잘 놀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름대로의 성과도 냈고요.

제주도 여행의 여파인지, 감기에 걸렸습니다. 전 감기에 걸렸을 때 목이 아프던가 머리가 아프던가. 둘 중 하나의 증상만 있었는데(심지어 코로나조차도 목은 안아팠는데) 이번엔 둘 다 절반 정도로 아픕니다. 데미지 총량의 법칙인 걸까요! 환절기 감기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나사 풀린 근황”의 12개의 생각

  1. 취업 축하드립니다 선생님

    개발일지가 뜸해지는건 아쉽지만 게임 측면에서는 아주 나쁘지는 않은 것 같아요

    스스로 탐구하고 통찰하시는 분이시니 긴 호흡으로 개발하시는 것도 좋은 방향이라 생각됩니다

    (정기적인 월급이 주는 든든함까지…)

    블렌더와 유니티를 공부하고 싶어 블로그를 찾아왔지만 지금은 선생님의 도전과 실험을 지켜보는 것도 하나의 공부인 것 같습니다

    아침저녁 쌀쌀하네요

    몸조리 잘하세요~

    1. 감사합니다. 이미 감기는 걸렸으니 가을/겨울은 좀 편하지 않을까요? (전 이것을 선불이라 부릅니다. )

      개발은 계속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그런데 이를 위해서는 ‘아침형 인간’으로 체질을 바꿔야 하는데,이것이 좀 어렵군요…! 아마 며칠간은 작업일지가 뜸할 것 같습니다.

      정현님도 감기 조심하십시오!

  2. 이럴 수가… 건강이 제일입니다. 몸 잘 돌보셔서 빨리 쾌차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3. 이즈군의 작업물을 보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큰 대리만족(!)이 되는지 모를게야.

    -이 사람이 내 친구라고! 청춘시절 같이 뒹굴?면서 한솥밥 먹었다고!- 자랑도 가끔 한다구

    이제는 나이가 나이인지라 건강도 신경써야 할 때입니다.

    긴 호흡으로 심신관리를 잘 해가며 오래오래 해먹읍시다.

    이즈군과 이즈군 가족의 무사평안을 기도합니다.

    1. 일단 진정하시고요,

      이게 그.. 로그인하지 않아도 글을 쓸 수 있게 바꾸니 신원식별이 안되는 문제가 있더라고.

      이메일 정도는 적도록 손을 봐야할까… 아무래도 그게 좋겠지?

      그건 그렇고, 내가 이걸 만들면서 써먹고 있는 대부분의 지식이 자네로부터 나왔으니, 내가 더 고맙읍니다.

      돌이켜보면 고작 1년인데, 그 1년동안 참 많은 게임을 했구나 = 그냥 펑펑 놀기만 했다.

      참 좋은 시절이었다. 이젠 건강을 챙겨야 하는 나이건만, 어쨌거나 그 땐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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